생활을 바꾸겠다고 마음먹으면 대개 새로운 일을 하나 추가합니다. 하지만 하루는 늘어나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넣으려면 무언가가 나가야 하고, 그러려면 지금 시간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통계청 2024년 생활시간조사가 그 지도를 제공합니다. 이 글은 그 수치를 기준으로 하루를 세 덩어리로 나누고, 어디부터 손대는 것이 현실적인지 정리합니다.

하루는 세 덩어리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필수시간이 11시간 32분입니다. 수면, 식사, 개인유지처럼 하지 않을 수 없는 시간입니다. 여가시간은 5시간 8분이고, 그 안에서 미디어 이용이 2시간 43분, 교제 및 참여가 1시간을 차지합니다.

덩어리시간성격
필수시간11시간 32분줄이면 대가가 따름
여가시간5시간 8분재배치 가능
— 미디어 이용2시간 43분여가의 절반 이상
— 교제 및 참여1시간

나머지가 일과 학습, 이동입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여가 5시간 8분 중 절반 이상이 미디어라는 점입니다. 무언가 할 시간이 없다고 느낄 때, 실제로 없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배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시간이 몸에 남기는 것도 있습니다 — 화면을 오래 보는 사람이 눈을 관리하는 방법이 따로 필요한 이유입니다.

수면이 처음으로 줄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수면시간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의 비율도 4.6%p 올랐습니다.

이 두 수치는 함께 읽어야 합니다. 자는 시간이 준 것과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 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앞은 시간을 덜 배정한 것이고, 뒤는 배정했는데 실패한 것입니다.

시간을 덜 배정했다면 배정을 늘리면 됩니다. 배정했는데 잠들지 못한다면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의 문제입니다. 잠들기 전 1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침실이 어떤 상태인지, 저녁에 술을 마셨는지가 조건에 해당합니다. 커피를 끊지 않고도 잠을 지키는 방법이 있으므로 카페인부터 끊을 필요도 없습니다. 두 경우의 해법이 완전히 다르므로 자신이 어느 쪽인지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것도 대개 밤의 조건에서 시작됩니다.

손대는 순서

① 조건을 먼저 봅니다. 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같은 시간의 질을 올리는 편이 쉽습니다. 잠이 그렇고 식사가 그렇습니다. 7시간을 자는데 개운하지 않다면 8시간으로 늘리기 전에 저녁의 조명, 카페인 섭취 시각, 잠들기 전 1시간에 하는 일을 봅니다.

② 이미 배정된 시간을 옮깁니다. 새 시간을 만들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디어 이용 2시간 43분 중 30분이면 집에서 하는 운동 대부분이 들어갑니다. 없던 시간을 짜내는 것과 있던 시간을 옮기는 것은 성공률이 다릅니다.

③ 고정된 것은 인정합니다. 일하는 시간과 이동 시간은 개인이 바꾸기 어렵습니다. 이 영역을 바꾸겠다는 계획은 대개 실패하고, 실패의 경험이 나머지 시도까지 무너뜨립니다.

계획이 실패하는 자리

시간을 재배치하겠다는 계획은 대개 첫 주에는 지켜지고 셋째 주에 무너집니다. 무너지는 지점이 비슷합니다.

하루에 여러 개를 동시에 바꾸려 할 때. 잠드는 시각을 당기면서 운동을 시작하고 식사도 바꾸면, 셋 중 하나가 어긋났을 때 나머지도 함께 놓게 됩니다. 하나씩 바꾸면 실패해도 나머지가 남습니다.

평일 기준으로만 계획할 때. 주말은 리듬이 다릅니다. 평일에 맞춘 계획은 주말에 끊기고, 월요일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상태가 반복됩니다. 주말 루틴을 실행 가능한 크기로 짜 두면 끊기지 않습니다.

의지로 버티려 할 때. 환경을 바꾸는 편이 훨씬 쉽습니다. 저녁에 화면을 덜 보겠다는 결심보다 기기를 침실 밖에 두는 배치가 오래갑니다. 결심은 피곤한 날 무너지지만 배치는 그대로 있습니다.

무엇을 재는가

바꾸었는지 확인하려면 기준이 필요합니다. 하루 단위로 재면 변동이 커서 판단이 어렵습니다. 일주일 단위로, 다음 두 가지만 봅니다.

  • 잠든 시각과 깬 시각 — 총 수면시간보다 규칙성이 먼저입니다. 같은 7시간이라도 시각이 들쭉날쭉하면 회복이 덜 됩니다.
  • 화면을 본 총 시간 — 대부분의 기기가 이미 기록하고 있습니다. 새로 기록할 필요 없이 이미 있는 숫자를 보면 됩니다.

두 수치가 안정되면 나머지는 따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이 둘이 흔들리는 동안에는 다른 것을 바꿔도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무엇이 원인인지 가려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간을 재배치해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몸에 나타나는 방식이 그렇고, 무기력이 이어질 때도 그렇습니다. 일정의 문제가 아니라면 일정을 고쳐도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정리

하루는 필수시간 11시간 32분, 여가 5시간 8분, 그리고 일과 이동으로 나뉩니다. 여가의 절반 이상은 이미 미디어에 배정되어 있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려면 새 시간을 만들기보다 배정을 옮기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그리고 잠은 시간을 늘리기 전에 조건을 먼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