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부터 확인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순서의 절반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이 나이에 따라 무엇을 언제 볼지 지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검진이 아예 묻지 않는 영역이고, 그쪽은 스스로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이 글은 그 두 영역을 나누고, 각각에서 무엇을 먼저 볼지 정리합니다.
국가가 이미 정해 둔 일정
일반건강검진 대상은 지역세대주, 직장가입자, 20세 이상 세대원과 피부양자, 20~64세 의료급여수급권자입니다. 주기는 비사무직이 매년, 그 외는 2년마다 1회입니다.
공통 항목은 진찰 및 상담, 신체계측, 시력·청력검사, 혈압측정, 흉부방사선 검사, 혈액검사, 요검사, 구강검진입니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추가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검사 | 대상 | 주기 |
|---|---|---|
| 이상지질혈증 | 남성 24세 이상 · 여성 40세 이상 | 4년마다 |
| B형간염 | 40세 | 해당 연령 |
| C형간염 | 56세 | 해당 연령 |
| 폐기능 | 56세 · 66세 | 해당 연령 |
| 골밀도 | 54세 · 60세 · 66세 여성 | 해당 연령 |
| 인지기능장애 | 66세 이상 | 2년마다 |
| 우울증 | 20~79세 | 연령별로 다름 |
| 조기정신증 | 20~34세 | 2년마다 |
여기서 읽어야 할 것은 항목 이름이 아니라 시점입니다. 몸에서 문제가 잘 생기기 시작하는 나이를 국가가 통계로 계산해 배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24세에 남성의 이상지질혈증을 보기 시작하고 54세에 여성의 골밀도를 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검진 통지서가 오면 그 해에 무엇이 추가되었는지 먼저 봅니다. 추가된 항목이 지금 나이에 새로 생긴 위험입니다.
검진이 묻지 않는 네 가지
일반건강검진은 넓게 훑습니다. 대신 다음 영역은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성 건강 — 성매개감염병 검사는 일반건강검진에 없습니다. 증상이 없어도 감염될 수 있고, 따로 요청해야 받을 수 있습니다. 무슨 항목이 있는지 알고 가면 진료실에서 설명하기가 수월합니다. 산부인과와 비뇨의학과 첫 방문에 무엇을 준비하는지도 미리 보아 둘 만합니다.
구강 — 구강검진은 포함되지만 시진 위주입니다. 칫솔질로 닿지 않는 치아 사이와 잇몸은 매일의 습관이 결정합니다. 치실이 수명과 연결되는 경로를 보면 구강이 왜 몸 전체의 문제인지가 분명해집니다.
수면 — 검진 항목에 수면은 없습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본인이 알아채기 어렵고, 같이 자는 사람의 말이 유일한 단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습관의 누적 — 음주량과 흡연은 문진으로 묻지만, 얼마가 위험한지의 기준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내 음주량이 어디쯤인지 먼저 재고, 끊기로 했다면 실제로 쓰이는 방법이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기준을 모르면 답을 적어도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스스로 정하는 기준 세 가지
검진 밖의 영역에서는 다음 세 질문이 순서를 만듭니다.
① 되돌릴 수 있는가. 치아와 잇몸은 한번 잃으면 돌아오지 않습니다. 근육은 다시 붙습니다. 시력도 노안처럼 진행 방향이 정해진 변화가 있고, 관리로 늦출 수 있는 부분이 따로 있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쪽을 먼저 챙기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같은 시간을 써도 결과가 남는 곳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② 남이 먼저 아는가. 코골이, 입 냄새, 체취처럼 본인이 마지막에 아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것은 누가 말해 주었을 때가 확인할 시점입니다. 특히 코골이는 단순한 습관일 수도 있고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신호일 수도 있어서, 지적을 받았다면 한 번은 확인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③ 지금 불편한가. 증상이 있으면 그것이 1순위입니다. 통증과 출혈은 참고 지켜볼 대상이 아닙니다. 무릎이 아플 때 해도 되는 운동과 피해야 할 운동처럼, 참고 계속하면 나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슨 과에 가는지 모르겠다면 그것부터 확인합니다. 진료과를 잘못 고르면 시간이 들 뿐 위험하지는 않지만, 어디로 갈지 몰라 미루는 것은 위험합니다.
검진 결과를 받은 다음
검진은 받는 것보다 읽는 것이 어렵습니다. 결과지에 숫자가 여럿 있고 기준치를 벗어난 항목에 표시가 붙는데, 표시가 곧 질병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음 세 가지를 구분하면 대부분 정리됩니다.
기준치를 살짝 벗어난 항목 — 한 번의 수치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날의 컨디션, 전날 식사, 검사 시각이 영향을 줍니다. 다음 검진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가 실제 신호입니다.
여러 해에 걸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항목 — 값이 아직 정상 범위 안에 있어도 이쪽이 더 중요합니다. 추세는 값보다 먼저 나타납니다. 결과지를 버리지 않고 모아 두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재검사를 권고받은 항목 — 미루지 않습니다. 확진검사 기한이 정해져 있고, 그 기간을 넘기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내시경처럼 준비가 필요한 검사는 위내시경을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받는지, 대장내시경은 전날과 당일에 무엇을 하는지를 먼저 보고 일정을 잡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
건강 관리에는 두 축이 있습니다. 하나는 국가가 나이별로 정해 둔 검진 일정이고, 다른 하나는 검진이 묻지 않는 영역입니다. 앞의 것은 통지서를 따라가면 되고, 뒤의 것은 되돌릴 수 있는지·남이 먼저 아는지·지금 불편한지로 순서를 잡습니다.
무엇부터 할지 모르겠다면 올해 검진 통지서에 무엇이 추가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